패션기업들의 예술과 공간을 이용한 마케팅 사례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매장을 활용한 클래스와 전시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 등 다양한 문화 협업을 선보이고 있다.

과거 옷이나 액세서리 등 패션제품을 접할 때는 단순히 매장에서 만나보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문화 예술’에 관한 관심이 대중으로 퍼지고 ‘라이프스타일’이 트렌드가 되면서 기존의 의류 매장들도 변화에 나서기 시작했다. 과거 한 복종의 옷만을 팔던 매장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면 최근에는 다양한 패션 아이템에서 나아가 뷰티, 생활용품까지 판매하는 ‘편집숍’ 형태의 매장들이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고유의 문화와 ‘헤리티지’가 명확한 패션 브랜드들은 ‘메인 타깃층’의 니즈에 맞춰 ‘아티스트 콜라보레이션 라인 출시’,‘ 스타일링 클래스’, ‘산학 협력 전시회’ 등 다양한 예술협업을 진행하고있다. 뿐만 아니라 패션 브랜드의 역대 제품 라인을 선보였던 전시회들 또한 패션업계 관계자들을 넘어 대중적으로 긍정적인 호응을 이끌어 낸 만큼 국내 브랜드들도 문화와 전시를 이용한 브랜드 알리기에 노력하고 있다.

▲태진인터내셔날이 지난 2016년부터 선보이고 있는 장갑·향수 아트전 ‘랑데부 그녀를 만나다’

태진인터내셔날, 플랫폼엘 통해 문화재단의 새로운 모델 추구

태진인터내셔날(대표 전용준)이 설립한 ‘태진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이하 플랫폼-엘)’는 지난 16년 5월 개관한 이후 다양한 전시를 선보이며 업계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건축가 이정훈의 설계로 탄생된 플랫폼-엘은 서울세관 사거리 쪽에 위치해 있으며 ‘갤러리’와 ‘라이브홀’, ‘중앙정원’, ‘렉처 룸’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건물의 중앙정원은 정원 외에도 ‘스크린’을 통한 ‘야외극장’으로의 활용이 가능하다. 플랫폼-엘은 이러한 공간을 발판삼아 ‘스크리닝과 퍼포먼스’, ‘라이브 아트’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예술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스타트업 업체와 협력해 전시나 세미나가 없는 시간대에 건물 지하 2층 ‘라이브홀’에서 영화를 상영하는 프로그램을 유료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플롯폼-엘은 ‘루이까또즈’를 전개하는 태진인터내셔날에서 건립한 만큼 미술 작품 전시 이외에도 ‘루이까또즈’ 관련한 전시회의 장소로 사용된다. ‘루이까또즈’의 ‘시즌 프레젠테이션과 ‘랑데부 전시회,’ 스카프 전시회 ‘베르사유의 궁전’, 주얼리 아트전인 ‘봄날의 신기루’ 등 ‘루이까또즈’ 제품들을 효과적으로 선보이는 전시를 개관 이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MINI INTERVIEW

플랫폼-엘, 기존의 미술관과 차별화된 전시 선보인다

▲전상언 플랫폼 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 기획실장

태진인터내셔날이 플랫폼-엘을 건축하게 된 계기는

‘루이까또즈’라는 브랜드가 있었기에 플랫폼-엘이 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루이까또즈를 전개하는 태진인터내셔날이 10년 넘게 문화 후원을 해오고 있었다. ‘서울시립미술관’의 작품전과 현재 플롯폼-엘의 관장님이 계셨던 ‘백남준아트센터’ 후원이라든지 크게 작게 문화 후원 사업을 해왔었다. 그러던 와중 직접 센터를 건립해 예술 전시 활동을 해보자는 의견이 형성됐다. 아트와 패션의 만남 그리고 산업과의 연계를 진행해보자라는 취지에서 플랫폼-엘이 건립됐다.

플랫폼-엘이라고 이름을 지은 이유는

기차역도 ‘플랫폼’이라고 부르듯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 만나고 소통하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는 이유가 있었다. 또 IT업계에서는 플랫폼이 시스템 상으로 교류의 장 역할도 하며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는 그런 뜻으로도 통용되는데 이처럼 플랫폼-엘도 국공립 미술관과 차별성을 가지면서 사업을 한다는 의미를 내비치기 위해 사용했다. 플랫폼-엘에서 엘은 ‘루이까또즈’의 이니셜 L도 있고 ‘랩(LAP)’, ‘링크(LINK)’ 등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다.

태진인터내셔날이 직접 기획한 전시는 어떤 것이 있나

최근 진행하고 있는 ‘랑데부 전시’만 하더라도 ‘태진인터내셔날’ 본사에서 진행하는 전시회로 예술성과 동시에 산업과의 연계성을 나타내는 전시라고 평가할 수 있다. 본사에서 직접 진행하는 전시들은 패션산업과의 연계를 위주로 나타내고 있고 ‘태진문화재단’에서 기획한 전시들은 순수미술에 가까운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또 랑데부 이외에도 본사에서 처음으로 진행한 전시는 스카프 전시회가 있다. 스카프 전시회는 태진인터내셔날에서 제작한 스카프 이외에도 라이센스 업체들의 양산, 장갑 등의 소품류도 함께 전시했다. 라이센스 업체들의 제품도 동시에 전시하면서 앞으로도 함께 가겠다는 협력의 뜻을 담은 전시라고 생각한다. 또한 스카프가 제작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패션업계 뿐만 아니라 텍스타일 관계자들에게도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

▲콜라보레이션 작품인 ‘시현하다’는 닥터마틴 제품을 증명사진으로 담아 ‘누가 신어도 어울린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닥터마틴, 매장 아트윅과 아티스트 협업으로 브랜드 DNA 나타내

영국 패션 브랜드 ‘닥터마틴’은 기존 오리지널 제품 뿐만 아니라 영국의 국립 박물관 ‘테이트’와의 협업을 통해 예술가의 작품이 담긴 제품이 출시하는 등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특히 ‘닥터마틴’은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포토’, ‘그래피티’, ‘일러스트’, ‘유화’ 등 아트라는 범주 내에 다양한 아티스트과의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닥터마틴’은 유명 아티스트 뿐만 아니라 신진 아티스트들과의 작업도 지속적으로 진행하며 대중들에게 ‘닥터마틴’의 제품과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소개할 방침이다. ‘닥터마틴’이 국내에서 작년 봄부터 진행하고 있는 ‘매장 아트 콜라보’는 브랜드의 DNA를 가장 직접적으로 접할 곳은 매장이라는 판단 아래 매장 내 아티스트 협업 작품 설치와 매장 외관 그래피티를 작업해 선보이고 있다. 또 기존 매장에 설치돼 있는 작품들도 매장 간 순환을 통해 다양한 작품들을 매장에 오는 소비자들에게 볼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닥터마틴’은 ‘에어피규어’ 팀을 통해 대형 에어 피규어를 제작하고 있으며 국내 아트윅 전시 공간이 준비 되는대로 닥터마틴 콜라보레이션 제품과 아트윅 작품 전시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강경근 닥터마틴 홍대점 매니저

BOX INTERVIEW

다양한 아트웍으로 젊은층 호응 이끌어

‘닥터마틴 홍대점’의 경우 주로 방문하는 고객층이 젊은 층이다보니 독특하고 다양한 시도를 도입해봤다. 매장 외관 계단의 그래피티 같은 경우 전에는 평범한 계단이었는데 닥터마틴의 대표 제품인 ‘1460’ 제품을 블랙 앤 옐로우 그라데이션을 더해 그래피티 작업을 진행했다. 다른 매장은 아직 도입 전이며 홍대점이 시범 케이스로 닥터마틴 매장들 중에 가장 먼저 선을 보였다. 매장을 찾은 고객들의 반응은 긍정적인 편으로 대부분 멋있고 독특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매장 내부에 전시된 아트윅 제품인 ‘시현하다’는 증명사진 작가인 시현과의 콜라보레이션 작품이다. 이 작품은 닥터마틴 제품을 증명사진으로 담아 ‘누가 신어도 어울린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