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증가와 더불어 ‘욜로족(YOLO, You Only Live Once)’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홈퍼니싱(Home Furnishing)’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이케아발(發) 홈퍼니싱 열풍으로 가구업체뿐만 아니라 유통업체, 패션업체까지 홈퍼니싱 시장에 뛰어들었다.
개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젊은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불황 속에도 인테리어, 생활용품 시장 등 관련 산업들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인 가구 수는 약 488만 가구로 지난 2010년(약 415만 가구)에 비해 73만 가구가 증가했다. 네 가구 중 한 가구는 1인 가구인 셈. 통계청은 오는 2030년 1인 가구가 전체 가구 수의 30%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같은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합리적인 가격으로 집을 꾸미는 셀프 인테리어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인테리어’, ‘#방스타그램’와 관련한 사진만 각각 200만 건, 12만 건에 이른다. 페이스북 ‘원룸만들기’ 페이지는 37만명이 팔로우하고 있으며 ‘오늘의 집’, ‘집꾸미기’ 등 셀프 인테리어 관련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도 활성화돼 있다. 지난 2014년 12월 홈퍼니싱 기업 ‘이케아(IKEA)’가 광명에 1호점을 오픈하면서 ‘홈퍼니싱’ 열풍이 본격화했다. 홈퍼니싱이란 ‘집(Home)’과 ‘단장하는(Furnishing)’의 합성어로, 가구나 조명은 물론 벽지나 침구, 카펫, 인테리어 소품 등으로 집안을 꾸미는 것을 의미한다. 홈데코레이션, 홈스타일링, 좁은 의미의 인테리어와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으며 리모델링과는 구분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홈퍼니싱 시장(인테리어, 생활용품 시장) 규모는 약 12조5000억원으로 2008년(약 7조원)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홈퍼니싱 시장에 가구 시장 규모까지 합하면 약 35조 규모다. 통계청은 오는 2023년까지 국내 홈퍼니싱 시장 규모가 18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가구업체는 물론 유통업체, 패션업체 등 유통업계 전반에 홈퍼니싱 사업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홈퍼니싱 열풍의 신호탄 국내 홈퍼니싱 시장이 급성장한 데는 소득수준 향상과 1인 가구 수 증가와 더불어 해외 홈퍼니싱 업체들의 국내 진출이 한몫했다는 평이다. 지난 2014년 이케아를 비롯해 ‘H&M홈’, ‘자라홈’ 등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서, 국내 대형 가구업체들과 유통업체들이 이에 대응하기 위해 생활용품 브랜드를 개발하는 등 홈퍼니싱 사업을 강화하기 시작한 것. 특히 이케아는 가구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고 본격 홈퍼니싱 열풍을 이끈 선두주자다. 이택수 KB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이케아는 내구재에서 쉽게 교체할 수 있는 소비재로 가구에 대한 소비자 인식 변화를 선도했다”며 “고객들은 홈퍼니싱을 통해 일관된 디자인 경험 내에서 다양한 제품을 소비하고 싶은 욕구를 충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케아코리아는 광명점 단일매장을 통해 지난해 회계연도에 34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전 세계 이케아 매장 중 가장 많은 매출을 거뒀다. 이케아는 오는 10월 고양점 오픈을 시작으로 부산, 대전, 기흥 등에 잇따라 매장을 열 계획이다. 이 외에도 일본 의류, 생활용품 브랜드 ‘니코앤드(niko and)’와 ‘무인양품(MUJI)’, 중국의 리빙브랜드 ‘미니소(MINISO)’ 등이 국내 홈퍼니싱 매장에 진출해 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국내 대기업 중심의 시장 진출 국내 업체 중에서는 기존 대형 가구업체들과 유통업체들의 홈퍼니싱 시장 진출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매출 1조9345억원을 기록한 업계 1위 한샘의 경우 주력 유통채널인 ‘한샘 플래그숍’과 인테리어 대리점 등 전국 매장에 생활용품관을 만들어 관련 사업을 전개 중이다. 지난 2015년 홈퍼니싱 전문 매장 ‘한샘홈’을 오픈했지만 올해 초 한샘홈을 폐점하고 경영 효율을 위해 플래그숍에 홈퍼니싱 부문을 편입했다. 업계 2위인 현대리바트는 올해 초 미국 최대 홈퍼니싱 기업 ‘윌리엄스 소노마’와 향후 10년간 ‘윌리엄스 소노마’, ‘포터리반’, ‘포터리반 키즈’, ‘웨스트 엘름’ 등 4개 브랜드에 대한 독점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현대리바트는 앞으로 10년간 윌리엄스 소노마의 4개 브랜드 매장을 전국 30개 이상 개설하고 내년에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한 현대리바트는 사업 확장을 통해 윌리엄스 소노마 사업 부문에서 내년 매출 1000억원, 오는 2021년까지 누적매출 4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국내 가구 업체들은 홈퍼니싱 열풍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한샘을 비롯한 상위 5개 업체들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 2014년 대비 각각 평균 31.9%, 18.5% 성장했다. 특히 이들 업체들의 지난 2013~2014년 매출 증가액은 이케아의 매출액(지난해 3450억)보다 2배 이상 큰 규모다. 유통업체들은 기존에 구축한 전국 유통망을 기반으로 숍인숍 형태의 홈퍼니싱 매장을 지속 확대했다. ‘자주(JAJU)’는 지난 2010년 신세계인터내셔날(대표 차정호)이 인수해 강남 신사동 플래그숍을 포함해 이마트 내 숍인숍 형태로 운영 중이다.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자주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1750억원 규모다. ‘모던하우스(대표 오상흔)’는 이랜드 그룹이 지난 1996년 론칭한 국내 최초의 생활용품 브랜드숍으로 연매출 30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모던하우스는 이랜드로부터 독립한 상태다. 패션기업들도 홈퍼니싱 관련 사업을 확장하는 추세다. ‘까스텔바쟉 홈’은 ‘까스텔바쟉’, ‘크로커다일레이디’, ‘올리비아하슬러’ 등을 전개하는 패션그룹형지(대표 최병오)의 토털 리빙 브랜드다. 까스텔바쟉 홈은 지난 2월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1호점을 열었다. 위비스(대표 도상현)는 작년 8월 덴마크 디자인 소품 브랜드 ‘플라잉타이거 코펜하겐’을 들여와 롯데백화점 명동 영플라자에 1호점을 오픈했다. 현재 스타필드 고양점을 포함해 9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슈페리어(대표 김대환)도 ‘마틴싯봉 리빙’을 지난 2015년 론칭했다. 특히 패션 홈세트의 경우 월 300세트 이상이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시장 양극화 심화 우려 홈퍼니싱 시장이 활성화한 것은 대형가구업체와 유통업체의 매출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이지만 대기업들이 홈퍼니싱 사업을 확장하고 B2C 비중을 높인 것은 소규모 관련 업체들의 매출 감소를 초래했다는 지적도 있다. 기존 가구업은 다품종 소량생산의 특성을 가진 중소기업 중심의 산업이었으나 글로벌 홈퍼니싱 기업들의 국내 진출로 홈퍼니싱 산업의 브랜드화와 플랫폼화가 촉진됐다. 이택수 KB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기존 영세사업자들이 주축이 됐던 홈퍼니싱 산업은 디자인과 R&D 여력이 있는 소수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브랜드화와 산업 구조조정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택수 책임연구원은 “홈퍼니싱 시장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기업 중심의 효율화와 플랫폼화가 지속되고 소비자들의 안전과 품질에 대한 요구는 더욱 강해져 산업의 구조조정 압력이 더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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