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 트렌드와 국내 소비시장에서 굳혀져 가고 있는 ‘가치소비’ 확산이 패션 기업들에게 소재 전략을 채택하는 붐을 조성하고 있다. 소비자의 기호에 따라 의류 등 패션 아이템에 적용되는 소재가 다양하게 변하고 있으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요지는 소비자들이 편안하고 따뜻하고 시원하고 안전한 (高) 기능성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국내 소비자들이 의류 등 패션 관련 제품을 사기 위해서 요즘 많이 활용을 하고 있는 유통채널이 바로 TV홈쇼핑이다. 최근 들어 이곳을 자주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공통적으로 눈에 띄는 장면이 연출되고 있는 것을 눈여겨보게 된다. 방송을 진행하는 쇼핑 호스트들이 제품의 디자인 설명과 더불어 소재의 기능성을 강조하는 몸동작이 무척이나 많아진 모습이다.

쇼핑 호스트들이 자신의 몸동작을 통해서 소비자들에게 전달을 하려는 주요 내용은 바로 편안함이다. 이와 더불어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느낌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 많은 신경을 쓰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최근 방송되고 있는 TV홈쇼핑의 마케팅 모습은 지금의 국내 패션 시장의 마케팅 전략과도 일치한다. 바로 패션 소재가 디자인 못지않게 관련 기업과 브랜드의 제품 출시 트렌드와 특히, 소비자들도 제품을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패션 시장에서 소재가 디자인 못지않게 각광을 받게 된 이유는 요즘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 라이프스타일 트렌드가 관련 제품의 출시 트렌드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상에서도 불편함이 없어야 하고 패션성도 돋보여야만 하기 때문에 이를 충족해 주기 위한 필요충분적인 요소가 반드시 필요하게 됐다는 것. 소재 사용의 핵심은 고(高) 기능성과 고급화다. 여름에는 땀이 많이 흐르기 때문에 항균·항취 기능과 땀을 잘 흡수하는 흡습작용이 강한 소재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야외 활동을 많이 하는 봄·가을철에는 몸을 움직이는데 불편함이 없는 스트레치성이 강한 소재가 제품을 출시하는 브랜드들에게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소재는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의 정착에 따라 집안 같은 일상에서도 입을 수 있어야 하기에 최근 그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자체적으로 발열을 해서 착용자에게 최대한의 보온효과를 주는 히팅(Heating)형 소재를 사용하는 것이 최근 패션 업계의 관례가 되고 있다.

소재 전략에 적극적인 기업은 어디?

최근 국내 패션 시장에서 형성되고 있는 소재 트렌드의 붐을 타고 불황기 매출 달성을 견조하게 이끌고 있는 성공사례는 없는지 살펴보는 것도 관심 사안이다. ‘크로커다일레이디’ 등 전문 여성복 브랜드를 전개하는 패션그룹형지(대표 최병오)가 대표적인 케이스에 속한다. 형지는 지난 2015년 여름 시즌 제품부터 현재까지 실험적으로 차별화된 소재를 적용한 여름 전략 아이템을 중점적으로 출시하기 시작했다. 아웃도어·스포츠웨어처럼 소재에 신경을 많이 써야하는 복종이 아니라 여성복에서 특화된 소재를 사용한 여름 시즌 제품을 전략 아이템으로 채택을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예전보다 무척이나 무더웠던 2015년 여름. 형지는 자사가 전개 중인 여성복 브랜드 크로커다일레이디를 통해서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땀과 수분의 흡수력과 착용감을 강화한 ‘오가닉 웨어러블’ 티셔츠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친환경 고급 소재인 텐셀을 사용했기 때문에 착용감이 실크보다 부드러우며 시원하고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텐셀은 유칼립투스 나무에서 뽑아낸 친환경 식물성 섬유다.

100% 린넨 소재를 사용해 쾌적함을 강화한 블라우스 2종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천연소재인 마를 사용했기 때문에 무게가 가벼울 뿐만 아니라 7부 소매에 우수한 통기성을 갖춰 무더운 여름철에도 시원하고 쾌적하게 착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또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고 냉감효과를 자랑하는 아이스필 피케 티셔츠와 헬사 피케 티셔츠 2종을 출시했다. 아이스필 피케 티셔츠는 태양열 차단과 땀을 냉매로 전환하는 기술이 복합된 냉감 과학 섬유인 아이스필을 사용해 기능성을 크게 끌어올렸다.

또 자일리톨 성분과 양방향 공기순환 기능이 더해져 복사열을 방출하면서 체내의 땀을 조절해주는 효과가 뛰어나 시원한 착용감을 느낄 수 있다. 헬사 피케 티셔츠는 땀의 흡수와 건조가 빠른 헬사 소재를 사용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에도 쾌적하게 착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이중 공기순환으로 뛰어난 흡습 속건 기능을 자랑하며 자외선 차단과 방취 기능을 갖춰 습하고 더운 날씨에 착용하기 좋다. 이밖에 산소 팬츠는 크로커다일레이디가 특화 소재 전략을 채택한 단일 아이템으로 최근 3년 동안 누적 매출 320억원(2016년 기준)을 돌파한 것으로 파악됐다. 가볍고 신축성이 뛰어나면서 세탁 후에도 빨리 마르는 마이크로 화이버를 소재로 사용했기 때문에 흡습·속건 기능과 항균·항취 기능이 탁월해 장마철에도 쾌적하게 입을 수 있다.

불경기·경쟁 이기는 최고 요소로 등극

토종 기업인 패션그룹형지가 진행하고 있는 의류에 차별화된 소재를 적용하는 전략이 업계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현재 국내에 상륙한 글로벌 브랜드 가운데에서는 에프알엘코리아(주)(대표 코사카타케시·홍성호)가 전개하는 일본의 SPA 브랜드인 ‘유니클로’의 소재 전략이 유독 눈에 띈다. 현재 국내 패션 시장에서 활약을 하고 있는 수많은 브랜드 가운데에서 단지 이 두 기업만을 예로 든 이유는 현재의 구도상 여성복과 SPA 브랜드의 경쟁이 가장 치열하기 때문에 별도로 추려낸 것뿐이다.

특히 소재 전략 덕분에 길어지고 있는 불경기 상황 속에서도 장사를 잘하기로 유명한 곳이 바로 형지와 유니클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형지에 따르면 자사가 전개하는 여성복 브랜드 크로커다일레이디, 샤트렌, 올리비아하슬러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50% 상승했다. 특히 8월말까지 현금수지도 전년에 비해서 255억원 개선됐다. 

브랜드 가운데에선 크로커다일레이디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600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동기간 대비 5% 상승했다. 특히 S/S 시즌의 판매율은 전년 대비 8%p 가량 증가했다. 누적 영업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6% 늘었다. 샤트렌의 3분기 누적 매출은 620억원으로 나타났으며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0% 늘었다. 3분기 누적 매출이 630억원으로 파악된 올리비아하슬러는 전년 동기 대비 8% 신장했다. 영업이익도 전년대비 3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S/S 시즌 때의 판매율도 전년 대비 8%p 증가했다.

유니클로의 매출 신장세도 양호하다. 유니클로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4년 회계연도(2014년 8월~2015년 9월) 기준으로 단일 브랜드 최초로 매출 1조원대를 달성한 이후에도 꾸준하게 1조원대 행진이 계속되고 있는 것. 특히 2016년 9월부터 2017년 8월까지의 매출 실적은 1조2377억원. 2016년에 달성한 매출 1조1822억원보다 4.7% 증가했다. 유니클로측은 성공 요인 가운데 하나로 가성비 전략과 더불어 성별과 나이를 떠나 남녀노소 모두가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진 일상에서 필요한 옷을 선택할 수 있는 장점을 예로 꼽았다.

“소재로 옷의 가치를 바꿔보자”

유니클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시즌마다 변하는 유행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트렌드를 파악하고 이를 일상에 꼭 필요한 베이직한 상품에 반영하는 등 입는 사람의 개성을 중요하게 생각을 하는 ‘라이프웨어(Life Wear)’ 철학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며 “특히 이런 철학 아래 ‘히트텍(HEATTECH)’, ‘에어리즘(AIRism)’처럼 베이직하지만 완성도 높은 품질을 갖춘 옷을 통해서 옷을 입는 사람의 일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목표인데, 이를 위해서 브랜드의 테크놀로지를 기반으로 옷의 근본적인 가치를 바꾸는 소재에 주목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S 시즌의 주요 소재 트렌드와 전략은 형지가 전개하는 크로커다일레이디를 통해서 먼저 살펴보았고 F/W 시즌은 유니클의 출시 제품으로 알아보자. 유니클로의 F/W 시즌 트렌드를 이끌어 가는 전략 소재 아이템은 히트텍(HEATTECH), 후리스 (Fleece), 에어리즘 (AIRism) 이 세 가지다. 히트텍(HEATTECH)은 스스로 열을 내는 섬유 테크놀로지를 적용한 유니클로의 대표 상품으로 흡습성이 높은 레이온 섬유가 몸에서 나오는 수증기를 흡착해서 열에너지로 바꾸어주기 때문에 옷감 자체는 얇지만 체온 유지에 매우 탁월하다. 특히 내의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바꾼 유니클로의 혁신을 상징하는 상품이다.

머리카락 1/10 굵기에 해당하는 매우 가는 섬유가 단열작용을 하는 에어포켓을 형성해 주기 때문에 온기를 오랫동안 유지해 주며 흡습성이 뛰어난 섬유의 혼합률을 높여 드라이 기능을 더했다. 또 독자적으로 개발한 신축성 있는 원단을 사용해 옷을 여러 겹 입는 겨울철에도 쾌적하게 착용할 수 있다. 후리스 (Fleece)는 폭신폭신하고 부드러운 착용감을 자랑한다. 스펀지처럼 부풀린 폴리에스터 소재가 따뜻한 공기층을 만들어 가벼움과 포근함을 동시에 실현한 것이 특징이다. 후리스 콜렉션은 출시 이후 꾸준히 사랑 받아온 스테디셀러로 통한다.

에어리즘(AIRism)은 유니클로가 세계적인 섬유 화학 기업인 도레이(Toray), 아사히카세이(Asahi Kasei)와 공동으로 개발했다. 극세사 섬유가 옷 안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공기층을 형성해 주기 때문에 땀을 빠르게 흡수해 주고 피부에 남아 있는 수분과 열기를 방출하는 신소재 이너웨어다. 캐미솔, 탱크탭, 반팔 티셔츠, 레깅스, 복서 브리프 등 다양한 종류의 상품들로 만나볼 수 있으며 성별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성인용과 키즈용, 베이비용으로 출시된다.

소비자, 차별화된 소재 사용한 옷 원해

패션 기업의 소재 전략은 불황을 이겨내려는 국내 패션 시장에 새로운 기회를 찾아 줄 것으로 보인다. 너무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를 쫒아가기에는 디자인만으로는 역부족이기 때문에 다양하고 차별화된 소재를 사용해 개발하고 출시한 의류는 충분히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보고서 ‘한국 패션 마켓 트렌드 2017’을 살펴보면 소비자들도 의류를 선택하는 기준으로 착용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류뿐만 아니라 신발·구두 같은 잡화 아이템도 마찬가지다. 이전에는 디자인이 최고의 선택 기준이었지만 최근에는 소재가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다. 이런 현상은 기업과 브랜드, 소비자의 생각이 일치하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 적당한 가격대에 차별화되고 품질 좋은 제품, 그리고 럭셔리 제품을 고르는 것 같은 서비스가 곁들여지는 모습은 이전과는 많이 변한 요즘 국내 패션 시장의 한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