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브의’ 2017년 시그니처 20 겨울 콜렉션 제품과 ‘스튜디오 톰보이’의 2017년 겨울 콜렉션 제품.

신세계인터내셔날(대표 차정호)이 전개하는 여성복 브랜드 ‘스튜디오 톰보이’와 ‘보브’가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고 메가 브랜드로 등극했다. 브랜드의 리뉴얼, 트렌드를 반영한 디자인 효과, 창립 기념 콜렉션, 스트리트 라인 출시 등 새로운 시도가 호응을 얻었기 떼문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여성복 브랜드 ‘스튜디오 톰보이’와 ‘보브’가 지난해 나란히 국내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스튜디오 톰보이는 1100억원, 보브는 105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대비 각각 14.6%, 10.5% 매출이 증가했다. 2011년 중국에 진출한 보브는 중국 매출을 포함하면 총 매출 1490억원을 달성했다.

‘스튜디오 톰보이’와 ‘보브’의 성과는 지난해 두 브랜드가 각각 탄생 40주년과 20주년을 맞은 해라서 더욱 큰 의미가 있는 것과 동시에 새로운 메가 브랜드가 탄생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의미는 더 크다.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매년 수십 개의 브랜드가 생기고 사라지는 치열한 패션시장에서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성장하며 국내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만들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1977년 시작된 톰보이는 두 번의 주인이 바뀌고 결국 법정관리에 들어갔다가 2011년 신세계인터내셔날을 만나 스튜디오 톰보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고 화려하게 부활했다. 패션시장의 불황 속에서도 2015년 830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1100억원으로 32.5% 증가했다. 국내 최장수 여성 캐주얼 브랜드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스튜디오 톰보이의 인기 비결은 수준 높은 디자인과 가격 경쟁력, 문화 마케팅에 있다.

2016년 말 브랜드를 리뉴얼하고 디자인과 가격대에 따라 총 다섯 가지 라인으로 확장하면서 고객들의 눈길을 더욱 사로잡았다. 가격과 디자인의 폭을 넓혔고, 판화작가, 주얼리 디자이너 등 신진 예술가들과 협업해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고 전시회를 열었다. 이번 겨울에는 코트를 긴 기장으로 다수 선보여 전체 코트 제품의 절반 이상이 2, 3차 재생산에 들어갈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대대적인 브랜드의 개선 작업 주효

가을 시즌에는 인기 요소인 체크 패턴을 적용한 코트와 팬츠, 재킷 등을 출시해 한 달 만에 완판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주요 백화점의 여성 캐주얼군에서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보브는 특유의 감각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여성 고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해에는 브랜드 론칭 20주년을 기념해 20년 동안 가장 사랑 받았던 대표 제품들을 현재에 맞게 재해석한 ‘시그니처 20’ 콜렉션을 선보이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번 겨울에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무스탕, 캐시미어 등 고급 소재와 체크 패턴을 적용한 코트로 외투 매출이 전년 대비 20% 상승했다. 지난해 7월에는 여성복 브랜드 최초로 스트리트 라인 #VX를 출시해 론칭 열흘 만에 주요 제품이 재생산에 들어갈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국내 대표 메가 브랜드로 자리매김 한 스튜디오 톰보이와 보브를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보브는 중국 주요 지역에 매장을 확장해 올해 말까지 국내와 해외에서 총 매출 1570억원을 올릴 계획이며, 스튜디오 톰보이는 글로벌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3년 이내에 아시아 시장에 스튜디오 톰보이의 첫 번째 매장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차정호 대표는 “스튜디오 톰보이와 보브는 우리나라 여성복의 역사 속에서 언제나 톱 브랜드의 자리를 지켜왔고 앞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해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브랜드가 얼마나 오랫동안 존재해 왔는지도 중요하지만 과거부터 현재까지 어떤 정체성을 만들어 왔는가가 더욱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지난해 매출 실적은 1조1000억원 안팎에서 달성될 것으로 전망됐다. 수입 브랜드 중심으로 전개하는 해외 사업부문보다 국내 사업부문의 성장폭이 훨씬 더 커졌기 때문이다.

사업 다각화에 따른 수익구조 개선 뚜렷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국내 사업부문의 호조는 위에서 언급한 스튜디오 톰보이와 보브 등 자체적으로 전개 중인 패션 브랜드와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와 ‘딥디크’ 등의 매출이 큰 성장을 일궈냈기 때문이다. 특히 스튜디오 톰보이는 시그니처 아이템인 롱코트 판매가 늘어난 까닭에 11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이는 2016년(960억원)보다 14.6% 증가했고, 브랜드 리뉴얼 전인 2015년(830억원)보다 32.5% 성장한 것이다. 만년적자였던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20% 급증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화장품 사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 업계에선 비디비치를 포함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화장품 사업 매출이 2016년 200억원대 수준에서 지난해 500~600억원대로 확대된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는 매출 800억원대를 달성하고 흑자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계열사인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 기업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이하 신세계인터코스)와 시너지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인터코스는 지난해 본격적으로 화장품 생산을 시작했다.

초기 안정화에 주력했고 올해부터는 주문량 확대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신세계인터코스는 이를 위해서 지난해 12월 LG생활건강과 코스맥스에서 화장품 영업과 해외사업, 제조 등 전문 경력을 쌓아온 김준배 신임 대표를 영입했다. 관련 업계에선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년 동안 계속해 온 사업의 다각화와 수익성 높은 자체 브랜드 사업에 투자한 것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실적 성장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