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갈이가 언제부터 나타났나.
언제부턴가 청평화시장 맞은편에서 청계천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라벨갈이’ 집들이 하나둘 들어섰다. 상인들이 중국산 옷을 싸게 사오면 ‘메이드 인 코리아’로 라벨을 갈아주는 업체들이다.
이들이 나타난 이후로 창신동이나 신당동 일대 봉제공장 일감이 절반을 넘어 1/3 가량으로 줄었다. 이들 봉제공장 대부분이 전적으로 동대문 도매 상권에 의존하고 있다.

규제하는 근거가 있나.
단순히 라벨만 바꾸는 건 위법이 아니다. 그런데 ‘메이드 인 차이나’를 ‘메이드 인 코리아’로 바꾸는 건 원산지 표시법 위반으로 엄연한 위법이다.

단속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경찰은 실적에 도움이 안되기 때문에 사실상 단속을 하지 않고 있다. 현장을 잡아 신고하면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그런데 봉제 공장 하시는 분들이 생업이 있기 때문에 현장을 지키고 있는 게 불가능하다. 서울시에서 민생 관련된 범죄를 조사하기 위해 수 사권을 준 민생사법경찰단이 있는데, 이들도 이쪽만 전담하는게 아니기 때문에 집중 단속은 못 하는 편이다.

정부 차원의 대책이 있는지.
올해 1월에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최저임금 관련해 창신동을 방문한 적이 있다. 이 때 라벨갈이의 심각성을 들은 이후 중기부에서 관련 캠페인을 많이 지원해 주고 있다. 실질적으로 라벨갈이를 하는 건 동대문 상인들이기 때문에 이들을 찾아 가서 라벨갈이의 폐해를 알려주고, 하지 말라고 알려준다. 그나마 중기부나 산업부, 중구청이나 종로구청이 동참을 해줘서 효과가 있는 편이다. 오는 31일에도 대대적인 캠페인이 있을 예정 이다. 내년에는 이마저도 없어지지 않을지 걱정이다.

봉제 산업에 미치는 피해는.
라벨 갈이가 점점 확산되면서 동대문 상인들이 옷을 직접 기획하지 않고 중국에서 사오기만 한다. 온라인쇼핑몰 MD들이나 국내 유명브랜드 MD들도 마진률이 높은 싼 중국제를 골라갈 확률이 높아진다. 이대로 가면 머지않아 동대문 상권이 죽을 거다. 자체적으로 기획하고 디자인한 옷을 팔지 않으면 동대문에 뭐가 남겠나. 봉제산업, 원단, 단추, 실, 디자인 등 관련 산업 종사자들이 다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있다. 이 상태로 가면 우리나라 제조업 기반이 무너지고 소비자들은 중국 옷, 외국 옷을 무조건 사 입을 수밖에 없다.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단속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상인들 인식이 바뀌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캠페인도 지속적으로 동참할 것이다. 경찰이나 민생사법경찰단 내에 아예 라벨갈이 전담팀이 있었으면 좋겠다 는 바램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