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산업계 전반에 걸쳐 친환경성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제1회 서울 컬러 앤 패션 서밋’이 발표한 해외의 지속가능한 패션 사례와 함께 국내 주요 패션섬유기업의 친환경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노력들을 소개한다.

지난 수년간 국내외 패션시장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어왔지만 최근 환경오염에 대한 책임을 느끼며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들기 위한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특히 모든 산업 전반에 걸쳐 ‘그린’과 ‘지속가능성’이 화두가 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맞추어 한국패션유통정보연구원(FaDI)은 ‘제1회 서울 컬러 앤 패션 서밋(1st Seoul Color & Fashion Summit)’을 개최해 패션 업계가 가지고 있는 고민과 나아가야 할 방향을 국내외 전문가들과 함께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더불어 지속가능성을 위한 창의적인 노력에서 표현되는 컬러와 패션에 관련된 이슈들을 공유했다.

이번 포럼에서 양수진 성신여대 생활문화소비자학과 교수는 “지속가능성은 미래의 소비 주역인 후손 세대의 남다른 정직성과 투명성 추구로 이제는 생존을 위한 필수 도구가 됐다”며 “따라서 패션 관계자자들과 소비자들은 고용인과 사회, 그리고 환경에 패션 제품이 미치는 영향을 천천히 들여다보고 깊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속가능한 패션을 위해 가치사슬의 모든 단계에서 지속가능성을 부가하고 제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완선 ASEC 대표는 “패션산업은 환경적, 사회적 가치를 통해 지속가능한 경제적 가치를 창조하는 비즈니스 전략이 필요하다”며 “포용적 비즈니스와 혁신으로 해결방안을 모색한고 말했다.

선진국들의 지속가능한 패션산업
포럼에서는 선진국이 패션산업에 어떻게 지속가능성을 접목했는지 사례를 발표했다. 덴마크 패션의 매력은 지속가능성에 있고 덴마크 패션 소비자들은 유기농과 친환경적인 소재, 로컬 시설을 선호하며 빠르게 바뀌는 트렌드와 패스트패션 대신 제품의 질을 중요시 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에는 지속가능한 삶을 크게 네 가지 테마로 구분해 설명했다. 첫 번째는 적극적인 액티비스트들의 활동에 대한 ‘마인드쉬프트(Mindshift)가 있고 두 번째로는 재활용과 생분해성 재료의 활용을 이야기하는 ‘네오 머터리얼리즘(Neo Materialism), 세 번째는 로컬화와 윤리적인 생산에 대한 컨셉트, 끝으로는 지속가능성을 위한 기술의 역할에 대한 ‘비져너리(Visionary) 등이 있다. 일본의 사례를 보면 일본의 패션업계가 당면한 과제 중 하나는 잉여 재고의 처분과 재활용이 있는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두 ‘액티비스트가 되어야 한다고 포럼의 연사는 말했다.

지속가능성은 선택이 아닌 ‘필수’
환경오염과 지구온난화가 심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더 이상 지속가능성은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또한 지속가능성이 환경적 이슈뿐만 아니라 철저한 로컬화, 사업을 전개하는 국가나 지역사회에 윤리적으로도 책임을 다하고 긍정적 영향을 미쳐야 하는 점도 고려해야 될 대상이다. 세계 최대의 라이프스타일 회사인 ‘이케아는 최근 오픈한 인도매장에서 친환경적인 로컬화를 실천해 이슈가 되고 있다. 인도의 주요 운송수단 중 하나인 인력거를 태양열로 작동하는 전기 인력거로 대체해 배송 서비스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 이케아의 장점이자 불편한 점으로도 꼽히는 DIY문제 해결을 위해 가구를 대신배달·조립해 주는 인도 스타트업 ‘어번클랩(Urban Clap)과 사업 협력을 맺고 조립서비스 옵션을 진행할 방침이다. 끝으로 이케아는 오는 2025년까지 현지인 1만 5000여명을 고용하고 그 중 절반을 여성으로 채용한다는 계
획을 갖고 있어 친환경과 스타트업 등 중소기업과의 협력, 고용창출 및 성평등화 등을 모두 이룰 예정이라 많은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또 비단 지속가능성은 이케아와 같이 초대형 기업만 실천하고 것은 아니다. 미국의 팬츠브랜드 ‘어데이(ADAY)는 최근 실용성과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많은 소비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어데이의 창업자는 “옷장의 옷을 최소화하고 그 옷들로도 충분히 멋스러운 룩을 연출하게 하는 것이 목표이다”고 밝
히며 “목표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시즌리스와 실용성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데이’에서 생산하는 팬츠들은 소재가 가볍고 스트레치서이 좋으며 드라이크리닝이 필요없이 빠르게 마르는 것이 특징이다. 드라이크리닝이 필요가 없게 되면 드라이크리닝로 인한 환경오염을 줄일 수가 있다. 또한 불필요한 원단 낭비를 막기 위해 버려지는 원단을 최소화할 수 있는 패턴 구성을 진행하고 있다.

효성티앤씨, 페트병 사용한 친환경 가방 선봬
해외기업들만 친환경과 지속가능성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아니다. 국내 주요 패션·섬유기업들도 지속가능한 친환경 패션제품을 만들어 선보이고 있다. 효성티앤씨(대표 김용섭)도 국내 스타트업 기업 플리츠마마(대표 왕종미)와 손을 잡고 ‘페트병으로 만든 친환경 가방’을 선보였다. 효성티앤씨는 지난 2008년 페트병을 활용한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원사 ‘리젠’을 개발했다. 석유를 원료로 해서 생산되는 기존 폴리 에스터 섬유와 달리 리젠은 페트병을 수거한 뒤 작게 조각 내고 칩으로 만든 뒤 실로 추출한다.

100%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실로 플라스틱 매립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플리츠마마가 제작한 니트플리츠백 1개에는 500ml 생수병 16개에서 추출한 실이 사용된다. 원단을 재단하고 봉제하는 방법이 아닌 원하는 모양 그대로 뽑아내는 방법으로 자투리 원단도 남기지 않는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친환경을 중심으로 한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은 더 이상 일시적 유행이 아니다. 다음 세대를 위해 환경을 보호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확고한 가치관이 반영된 결과다”며“효성도 친환경 제품 개발을 확대해 나가는 동시에 국내외 스타트업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서도 지속가능한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쌤소나이트,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업사이클링 캐리어 제작
쌤소나이트코리아(대표 서부석)가 지속가능경영의 일환으로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업사이클링 캐리어 ‘스파크 SNG 에코(SPARK SNG ECO)’를 출시했다. 특히 쌤소나이트코리아는 혁신성과 지속가능성을 모두 갖춘 신소재를 개발하고자 노력해왔으며 파트너사와 협업해 100% 재활용 플라스틱 병으로 만들어 친환경적이면서도 폴리에스터 섬유만큼 내구성이 뛰어난 ‘리사이클렉스(Recyclex™)’를 개발했다. 리사이클렉스로 만든 자사 최초의 친환경 캐리어 제품인 ‘스파크 SNG 에코’는 버려진 플라스틱 병 40만 개 이상이 사용됐으며 캐리어 핸들과 로고 부분은 폴리우레탄 대신 코르크 소재를 적용해 100% 친환경 캐리어로 선보였다.

쌤소나이트가 아시아 지역에서 업사이클링 캐리어를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부석 쌤소나이트그룹 코리아 대표는 “쌤소나이트는 지속가능성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으며, 최근 일상에서 환경 보호를 실천하려는 이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친환경 소재로 만든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그 일환으로 이번에 아시아에 첫 친환경 캐리어 컬렉션을 선보이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하며, 이러한 자사의 노력이 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를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