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가 레트로 패션을 즐기는 방식은 다르다

한국의 ‘동묘 아재 패션’은 레트로의 인기 덕분에 글로벌 패션 컬렉션의 주행로를 주도하는 영감이 되었다. 그리고 이를 즐기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기존 세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고하며 움직이고 있다. 그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Depop’을 보면서 이제는 ‘패션’을 즐긴다는 의미를 새롭게 재정의해야 봐야 할 타이밍이다. 디팝은 SNS와 쇼핑이 결합 된 C2C 기반의 리세일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2012년 밀라노에서 시작되었다. 원래 서브컬처 잡지인 ‘PIG’에 실린 아이템의 정보 공유를 알리기 위한 커뮤니티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파이낸셜 타임즈에 따르면, 창업자인 사이먼 베커만이 2012년 여기에 쇼핑 기능을 더하면서 디팝이 탄생 되었고 현재 런던(헤드쿼터), 밀라노, 뉴욕 오피스가 있다. 비즈니스 통계를 리포팅 하는 DMR(2019년 6월 기준)은 디팝의 유저는 147개국에 1300만명이 분포되어 있으며 이 중 26세 이하가 90%(약 1170만명)라고 했다. 디팝은 2017년 매출이 130%나 성장했고 2019년 6월까지 1억 200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Inter Brand는 2016년 ‘BreakThrough Brands’에서 성장하는 Mecosystem(나 중심 생태계) 브랜드로 디팝을 소개했다.

대외적인 수치 외에도 유저들이 Depop을 쓰는 이유는 기성세대들의 허를 찌른다. 그들은 환경오염으로 살 곳을 잃어가는 북극곰을 매우 불쌍하게 여기지만, SNS에 올릴 패션 스타일은 포기할 수 없어 중고 옷을 산다. (실제로 중고 옷을 사면 새 옷을 살 때보다 10배가량 자원을 아낄 수 있어 자연 보호가 된다.) 디팝은 북극곰을 살리기 위한 착한 구매(중고 옷)를 하는 동시에 독특한 비주류의 쿨한 모습을 업데이트하면서 랜선친구도 사귀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다시 그 옷을 중고로 되판 돈으로 또 중고 옷을 구매하는 곳이다. 따라서 판매자는 판매자인 동시에 구매자이며 서로 즐기기 위해 팔고 사는 것이다. 디팝은 패션을 즐기며 자연을 보호하는, 합리적이면서 모순적인 젊은 세대의 ‘나 중심 생태계’의 발현이다. 이 열풍은 H&M, 니만마커스, 파페치도 중고시장에 뛰어들게 했다. 나아가 중고 옷 리세일 시장의 큰손이라 불리는 Tread Up은 10$를 내면 여러 벌의 중고 패션 아이템을 구독경제 형태로 받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디팝과 같은 카테고리에 속하지만 취향과 브랜딩에 있어서 경쟁자가 되긴 어렵다. 디팝은 디팝만의 독특한 Becosystem(브랜드 중심 생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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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션지오 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