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섬유산업연합회(이하 섬산련, 회장 최병오)는 지난 2월 3일부터 7일까지 5일간 섬유센터 2층 Tex+Fa 라운지에서 ‘트럼프 2기 대응, 섬유패션 리셋(Reset) 주간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가 국내 섬유패션 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전략적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글로벌 변화 대응을 위한 6가지 주요 테마

행사는 △수출 전략 △기업 지원 정책 △현장 방문 △통상 이슈 대응 △글로벌 진출 전략 △AI와 미래 등 6가지 주제로 구성되었으며, 각 분야 전문가 10여 명이 참여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1.수출 전략 세미나

행사 첫날에는 장상식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이 ‘트럼프 2.0 시대의 변화와 대응’을 주제로 수출 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장 원장은 현실적인 대응 방안으로 다음의 6가지를 제시했다.

- FTA 활용한 생산기지 다변화: 미국과 FTA를 체결한 중미 카리브해, 남미, 베트남 등을 적극 활용하여 관세 혜택을   극대화해야 한다.

- OEM에서 ODM으로 전환: 중간 유통 단계를 줄이고, 글로벌 브랜드와의 직접 거래를 확대해야 한다.

- 디지털 전환 및 미국 소비자 직접 판매 강화: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 속에서 해외 직구 시장이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 미국 중견 브랜드 인수 및 협력 강화: M&A, 조인트벤처, 라이선스 사업 등을 활용해 미국 시장 진입을 가속화해야      한다.

- ESG 트렌드 맞춤 전략: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는 틈새시장을 개척하고 점진적으로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

- 고부가가치 및 첨단 기술 제품 개발: 대기업은 특수 섬유, 중소기업은 틈새시장을 공략하여 글로벌 공급망 및          브랜드  운영자로 진화해야 한다.

2. 기업 지원 정책 및 현장 방문

2월 4일에는 금융, 인력, 수출 지원, 무역보험 및 관세 대응 등을 주제로 정책 지원 설명회가 열렸다. 또한 최병오 회장은 수출 중심 섬유기업 세왕섬유를 방문해 기업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세왕섬유 최재락 회장은 “섬유산업이 사양산업이라는 말이 있지만, 뛰어난 품질과 바이어와의 신뢰를 유지하면 국내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새로운 소재 개발과 자동화 설비 도입으로 지속적인 성장 기회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3. 미국 무역정책 변화와 통상 대응 전략

5일에는 ‘미국 무역정책 변화와 섬유 공급망 변화’, ‘미국 통상 관세 정책과 대응 방안’을 주제로 한 세미나와 업계 간담회가 개최되었다.

6일에는 강경성 KOTRA 사장이 ‘국제 통상 환경변화와 글로벌 진출 전략’을 발표하며, 자유무역 체제에서 경제 안보 시대로 변화하는 흐름 속에서 섬유패션 산업의 기회를 강조했다. 특히,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심화, 글로벌 사우스의 부상, EU의 ESG 규제 강화 등을 주요 이슈로 언급하며 기업들의 선제적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4. AI와 섬유패션 산업의 미래

행사의 마지막 날인 7일에는 ‘AI가 바꾸어 놓을 섬유패션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웨비나가 진행되었다. 퓨처웨이브 변형균 대표, 스튜디오랩 강석훈 대표, 미타운 전상빈 대표 등이 참여하여 AI 기술이 섬유패션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AI 도입 속도가 글로벌 대비 뒤처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CES 2025에서 패션 테크 분야가 신설되는 등 AI 기반 혁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AI 활용 사례로 △온라인 쇼핑몰 자동화 △사이즈 추천 시스템을 통한 반품률 감소 △데이터 기반 마케팅 최적화 등을 소개하며, AI 도입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과 사례 공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섬산련 관계자는 “패션테크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고, AI 솔루션 도입 지원 및 AI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섬유패션 산업의 디지털 혁신을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섬유패션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

이번 ‘섬유패션 리셋(Reset) 주간 행사’는 트럼프 2.0 시대의 변화 속에서 섬유패션 산업이 단순한 생존을 넘어 지속가능한 성장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모색하는 중요한 자리였다.

섬산련은 “앞으로도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며, 섬유패션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과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트럼프 2.0 시대는 패션 업계에도 정치적·문화적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전통적인 보수 패션이 다시 주목받고,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패션 아이템이 더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럭셔리 브랜드와 스트리트 브랜드 간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패션 업계에서도 새로운 트렌드와 브랜드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정치적 행보가 어떻게 전개되든, 패션은 항상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 되어왔다. 앞으로 어떤 패션 트렌드가 탄생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