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구 신당역은 서울중앙시장을 중심으로 지하철 6호선과 2호선 환승역세권을 강점으로 평균 6~7만명의 일일유동인구를 보유하고 있다. 과거보다 구매층이 높아진 패션상권이 전반적으로 보합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단골 고객의 유무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란 평가다.

서울 성동구 신당역은 지하철 2호선과 6호선이 교차하는 환승역세권과 서울중앙시장을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돼있다. 신당역은 청계천은 물론 종로와 동대문, 왕십리와 인접해있어 지하철과 버스 등 교통의 요지로 약 6~7만명의 일일 유동인구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대학생 중심의 젊은 층은 유동인구에 비해 구매력이 다소 떨어져 중앙시장을 찾는 중장년층 위주의 상권이 유지되고 있다.

거주지역과 밀접해있어 유동인구에 비해 재래시장은 물론 패션상권을 찾는 단골 고객 수가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반적으로 노후화가 진행된 상권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신당역 주변에는 주상복합 오피스텔이 들어서 있으며 대학생 중심의 2~30대 젊은 층이 상당수 거주, 해당 건물에 위치한 마트와 기타 여가시설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경아 대림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신당역 2호선과 6호선 역 근처를 중심으로 주상복합 오피스텔촌이 존재하고 있다”며 “주로 20대 초반 대학생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데 오피스텔 내부에 존재하는 편의시설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당역 패션상권의 경우 재래시장과 더불어 노후화가 진행됐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지만, 브랜드 매장의 위치와 업종에 변화가 있었다고는 하나 과거와 동일한 패션 브랜드 매장 수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5년 26개의 패션 브랜드 매장이 위치했던 신당역 상권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26개의 매장 수를 기록했다. 해당 상권 내 보세매장 또한 지난 2015년 3개에서 올해 3개로 동일한 수를 유지했다.

동대문 상권, 젊은 층 흡수해

신당역 상권 내 브랜드 매장 수가 보합세를 유지한 것은 해당 브랜드들의 주요 구매층이 중장년층이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주요구매층인 4~50대 중장년층의 경우 중앙시장을 중심으로 왕래가 잦으며 인근 거주민들이 해당 상권의 단골 고객층으로 자리 잡은 것. 다만 편리한 교통시설을 중심으로 왕래하는 대학생 위주의 젊은 층은 신당역 상권 대신 동대문 상권을 선호한다는 평가다.

황경아 대림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신당역 주변 오피스텔촌에는 서울대, 이대, 홍대, 고대 등 다양한 대학의 학생들이 모여살고 있다”면서도 “이들은 편리한 교통권을 바탕으로 동대문 쇼핑몰이나 왕십리 CGV, 강남역 등 인근 상권을 주요 이용한다”고 전했다. 신당역 인근에 위치한 부동산 업주 또한 “신당역에 거주하거나 인근 상권을 지나가는 대학생들은 신당사거리에서 동대문 방향으로 존재하는 동대문 상권을 주로 애용한다”며 “의류 상권 쪽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하는 인터넷 쇼핑으로 인해 다소 부진을 면치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998년 밀리오레의 등장으로 발달하기 시작한 동대문 상권은 쇼핑몰 위주의 소매상권과 새벽시장 중심의 도매상권으로 나뉘며, 외국인 관광객들은 물론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대한민국 대표 패션상권이다. 동대문 상권은 트리플 역세권으로 지칭되는 2, 4, 5호선 환승역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 인접해 있으며 편리한 버스 노선으로 유동인구와 접근성이 강하지만 쇼핑몰을 중심으로 하기에 상권 자체는 비교적 크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이진규 크로커다일레이디 신당점 사장은 “신당역 상권은 유동인구가 많은 대신 주차장 문제로 인해 골치를 앓고 있다”며 “동대문 현대시티아울렛 등 도심형 아웃렛이 인근에 위치해있어 다소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장년층 고객의 경우 동대문에서 버스를 경유해 찾아오는 경우도 많다는 의견이 있었다. 김영란 트레비스골프 신당점 사장은 “매장의 주요 고객층의 경우 인근에서 거주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서울중앙시장을 찾아오시다 들르시는 경우도 많다”며 “남양주에서 중앙시장을 찾아오시거나 동대문에서 버스를 타고 찾아오시는 분들도 많다”고 전했다.

서울중앙시장, 전가의 보도인가

신당역의 패션 브랜드 매장 수가 유지될 수 있었던 것에는 매장의 임대료와 권리금이 최근 몇 년 동안 보합세를 유지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새로운 고객층인 2~30대 연령층이 동대문 상권으로 이탈한 대신 역 주변 거주민들과 서울중앙시장을 찾는 중장년층 고객들이 꾸준히 구매를 이어주고 있다는 것.

이진규 사장은 “신당역 상권에서 매장을 운영한 지 10년이 됐는데 비록 전성기 때보다는 매출이 하락했지만 보합세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며 “주요 고객연령층인 4~50대 여성층의 경우 매장 뒤쪽 주택가와 뉴타운에서 거주하시는 단골 분들이 많이 찾아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매장을 연 지도 10년이 되다보니 단골 분들께서 늘 찾아와주신다”며 “신당역에서 다른 곳으로 이사를 했음에도 매장을 다시 찾아와주실 정도로 충성고객을 보유한 것이 우리 매장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김영란 사장은 “상권 수요 자체 연령대가 높다보니 초기 주요 고객층은 5~70대로 높았지만 점차 다양한 연령의 고객층들이 찾아주고 있다”며 “매장의 임대료와 권리금은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역세권이다보니 강남의 일반적인 매장과 비슷한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현재 노후화가 진행된 신당역 상권의 성패는 서울중앙시장의 활성화에 좌우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당역을 찾는 고객의 경우 신당동 떡볶이 골목이나 중앙시장에 방문하는 목적구매가 주가 되기 때문이다. 이진규 사장은 “신당역 상권이 품은 재래시장의 활성화 여부에 따라 패션상권이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편리한 교통편은 큰 강점이지만 재래시장 인근 주차장 문제가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아 심각한 상태”라고 전했다.

신당역 인근 부동산 업주는 신당역 상권 자체가 서울중앙시장과 함께 쇠퇴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업주는 “신당역을 찾는 유동인구는 주로 신당사거리와 중앙시장에 분포해있는 먹거리를 찾아온다”며 “신당역 서울중앙시장을 살리기 위한 정부의 투자가 이어졌지만 투자한 만큼의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당역, 숨은 잠재력 끌어올려야

이처럼 시장의 노후화와 함께 젊은 층의 이탈로 연령대의 양극화를 겪고 있는 신당역 상권이지만 경기 활성화와 함께 정부의 대책이 마련된다면 상권의 부활이 불가능하진 않다는 분석이다. 환승역세권은 물론 편리한 교통편으로 인한 일정 수준 이상의 유동인구를 늘 확보하고 있으며 비록 동대문 상권으로 상당수가 이탈되고 있다고 하나 인근 대학을 중심으로 젊은 층을 확보할 여건이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시장의 잠재력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신당역 중앙시장은 서울 4대 시장으로 꼽히며 70년을 넘게 전통을 이어오는 다양한 먹거리가 존재한다. 또한 일종의 고유명사화한 신당동 떡볶이를 찾는 내국인과 외국인 관광객들로 인해 서울의 명물거리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현재 사드 사태로 인해 침체된 중국인 고객층도 정부의 정책방향에 따라 얼마든지 활성화될 여지가 남아있다.

김영란 트레비스골프 신당점 사장은 “신당역 상권에는 신당동 떡볶이로 대표되는 많은 먹거리 때문에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편이며 특히 10명 중 4명 정도는 중국인들로 인근 노동자와 관광객이 혼재해있는 편”이라며 “중국과의 사드 문제가 해결된다면 상권에 많은 중국인들이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두점은 결국 직접 찾아와주는 서민들에 의해 유지되는 업종”이라며 “근본적으로 서민들이 주머니를 안심하고 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당역 인근 부동산 업주는 서울중앙시장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과거 시행사가 몇 차례 시도한 개발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업주는 “과거 신당역 상권은 패션업계에서 브랜드 신제품이 나왔을 때 가장 먼저 선을 보일 정도로 패션상권이 활발했으며 새로이 가두점을 오픈하고 싶어 하는 이들이 하루 네다섯 명씩 존재했다”며 “상권 자체가 젊은이들을 많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발 시행사에서 몇 차례 시도한 중앙시장 뒤쪽 2만평을 정부에서 나서서 개발할 필요를 느낀다”며 “상권에 활성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역시 상권에 사람을 모이게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