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TEM-PLATE 이라는 편집샵 바이어다. 12월 오픈 예정이지만 컬렉션 바잉은 5월부터 시작했다. 포르투갈, 남유럽에서 가장 큰 컨셉스토어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밀레니얼 타겟의 뉴 럭셔리를 다룰 것이며, 포르투갈에 방문하는 아시아인, 미국인, 러시아인을 대상으로 판매 예정이다.

이번 컬렉션에서 주목한 브랜드가 있나.
푸시버튼, 뮌, 디앤티도트의 쇼가 흥미로웠다. 특히 부리의 쇼가 인상깊었다. 서울은 비교적 새로운 지역이고, 세계적으로 알려진 브랜드가 아직 많지 않다. 바이어 입장에서 헤라서울패션위크는 알려지지 않은 신생 브랜드를 발굴해 시장에 알릴 기회다. 새로운 탤런트가 많고 여러 가지 신선한 방향성도 보인다. 물론 신진 디자이너들은 서너 시즌정도 꾸준히 지켜본 다음에 거래여부를 결정하는 편이다. 이번 컬렉션에서도 전반적으로 두 개의 방향성이 보이는데, 하나는 컨템포러리 하이 패션을 보여주는 아방가르드한 패션이다. 부리가 그 대표적 예다. 또 하나는 젠더리스하고 젠더 플루이드한 스트릿 패션이다. 유저가 그 예가 될 것 같다. 굉장히 흥미롭다.

브랜드와 거래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디자이너의 재능도 중요하지만 브랜드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는지도 중요한 것 같다. 아무리 멋진 브랜드라도 강점과 DNA를 알리는 데 능숙하지 못하다면, 판매자가 브랜드 스토리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아더에러, 99%, 젠틀몬스터, 준지와 같이 우리와 이미 거래하고 있는 브랜드들은 세계시장에 브랜딩을 잘 하고 있는 좋은 예인 것 같다. 때로는 해외 셀럽이 어떤 브랜드의 옷을 입어서 유명세를 타기도 한다. 만약 이를 통해 브랜드가 인지도를 높인다면, 바이어 입장에서는 그 브랜드를 새로운 지역에 소개하고 가져오기가 훨씬 수월할 것이다.

이번 헤라서울패션위크에 대한 평가 부탁한다.
패션업계에서는 굉장히 바쁜 시즌인데 전반적으로 모든 게 깔끔하게 진행된 것 같아 만족스럽다. 특히 트레이드쇼가 멀리 있지 않고 바로 지하에 있어서 쇼 중간중간에 들르기 편리했다. 데무와 텐소울 등 전시회가 무척 좋았다. 패션을 예술적으로 풀어내 감흥을 높였다. 빠르게 진행되는 런웨이에 비해 팀이 보여주려는 컨셉을 더 밀도 있게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 바이어 입장에서는 옷뿐만 아니라 디자이너가 자라온 문화적 토양이나 영감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보통 패션위크를 오면 스케줄이 바쁘기 때문에 런웨이와 쇼룸 정도만 본다. 디자이너의 스튜디오를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더 좋겠다. 스튜디오에서는 디자이너의 무드보드, 영감의 원천 등을 볼 수 있고 디자이너와 직접 이야기하며 작업세계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런웨이만 보는 것보다 훨씬 브랜드에 대한 이해가 높아진다. 특히 신진 브랜드라면 이 과정이 정말 도움이 될 것 같다. 도심을 돌아다니고, 여러 지역을 탐방하며 디자이너가 속한 문화를 이해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물론시간 여유가 얼마나 있느냐의 문제다. 이번에 시간을 내 볼 예정이다